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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는 한 밤중

靑雲. 丁德鉉 섬 아닌 섬 오이도 해 떨어진 오이도는 불야성이다 추석명절을 보낸 며칠 뒤 맞이한 일요일 밤 한순간 꽃밭이 된 네온사인 열대야로 찌는 밤바다도 뒤돌아선 밤공기가 을씨년스럽다 지칠 줄 모르고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마음 변한 첫사랑처럼 하룻밤사이 계절이 바꿨다 성업 중이던 에어컨 온종일 돌아가던 선풍기 코드도 빠져있다 오이도 빨간 등대는 여객선 없는 밤바다를 지키며 낮술을 했는지 얼굴이 붉다 시샘이라도 하듯 멀리 건너다 보이는 송도신도시 도깨비 줄 선 네온 밤 풍경은 아름답기보다는 찬란한 별빛이다 집 없는 갈매기는 밤바다를 어디로 가는지 날갯짓이다 240922

카테고리 없음 2024.09.22

추석 명절

靑雲. 丁德鉉 한해의 중심 선 추석명절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결실을 기다리는 풍요 속에 맞이한 한가위는 즐거운 명절이다 바쁜 일손을 내려놓고 부모 형제를 찾아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모인다 천리만리 길이라도 만남의 기쁨으로 선물보따리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고향을 찾는다 길이 막혀도 길이 멀어도 만남의 기쁨으로 찾아가는 고향 명절 대목 물가는 천정부지 올라도 조상을 모시는 차례상은 차려야 하고 부모님 선물 자식들 추석빔은 빼놓을 수 없는 넉넉지 않은 주머니는 궁핍해도 만나는 즐거움이 명절이다 올해는 덥기는 해도 날씨가 한목 도와준다 사람은 만나면 반갑고 혜어지면 그립고 기다림의 그리움은 또다시 만남으로 이어지는 끈 그것이 그리움이다 보름달처럼 풍성하고 덜도 말고 덜도 말..

카테고리 없음 2024.09.16

떡값

靑雲. 丁德鉉 명절 연휴를 앞둔 날씨는 오늘도 찔금거리는 빗줄기가 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만 한다 명절에 식구들 먹거리와 부모와 자식들 선물 하나라도 챙기려면 날씨라도 도와주어야 할 텐데 말이다 떡값, 우리 서민들이 언제 떡값을 챙겨 본 사람 있나요? 요즘 정치하는 국개들은 여의도에서 탄핵 운운하며 하는 일이 무엇인지? 세금 내는 국민들은 1원도 없는 떡값이 국회의원들 1인당 850만 원이란다 당신들은 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너네들만 명절을 쇠는지 묻고 싶다 세비를 국민 세금으로 받아 챙기면 받는 만큼의 일을 하고 챙겨야지 날마다 서민경제는 바닥으로 추락하는데 당파싸움에 체면 때우고 밥그릇만 챙기는 좀 벌레가 아님 무엇이냐 주권 없는 서민이라 아무리 참고 살려고 하지만 화가 난다 선량하신 국회의원 당..

카테고리 없음 2024.09.13

한줌의 재

靑雲. 丁德鉉 태어날 때 천하의 기쁨으로 축복 속에 세상이 밝았는데 울고 불고 달려온 가족들 정신이 몽롱해진다 조마조마 마음조리던 그날이 왔다 세상이 싫다고 뒤돌아 설 땐 슬픔으로 눈물없는 울음 바다다 부모가 되든 형제가 되든 친구가 되든 한 세상 어깨에 지고 살아온 삶 그렇게 행복했었노라 말 하는이가 있으려나 뒤돌아선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한번 왔다가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 오늘은 가신님의 배웅길에 화장장에 승화원 납골당을 다녀왔다 이승에서 무얼 하고 어떤 삶을 살다가 가신님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목숨이 떨어지면 이틀 밤 삼일이면 한 줌의 재로 닮 긴 채 항아리 속에 갇혀 성냥각 호텔에 고려장이다 검은 상복을 입고 줄 선 상제들은 울고 웃고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카테고리 없음 2024.09.10

호박 꽃

靑雲. 丁德鉉 넓은 땅 평지 밭을 밀치고 자투리 땅이나 비탈진 언덕배기 아님 울타리 밑에 구덩이 속에서 살아도 다산의 어미 노릇을 한다 한송이 꽃잎이 별모양으로 노란색 풍성한 꽃 맺음에 마디마디 달리는 호박 덩굴은 하루에 한 뼘씩 자라고 호박은 하루에 1치씩 큰다 오죽하면 호박 크듯 한다고 호박꽃은 암꽃과 수꽃이 다르다 꽃잎은 같아도 꽃술이 다르다 호박이 크다가 보니 벌도의 벌 호박벌은 덩치도 크다 싱싱한 애호박을 부침을 하면 한 잔 생각나는 막걸리 간식거리로는 금상첨화로 일품 울타리나 담 넘어 누렁 호박은 보기만 해도 마음은 부자가 된다 얼굴이 큰 누렁 호박은 한겨울 북서풍 몰아치는 날 찹쌀가루로 새알을 만들어 넣은 호박죽은 별미로 이웃 동네잔치로 아낙들의 군침 도는 입담으로 깊은 겨울을 보낸다 240..

카테고리 없음 2024.09.09

돌아선 님

靑雲. 丁德鉉 당신은 몆 달을 지혈이 녹아내리도록 그렇게 지지고 볶더니 어디로 가시나요 온 세상이 가을로 가득 차 오르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푸른 청춘의 미소가 가을로 물들어 갈 때 산과 들은 얼룩무늬 작업복을 갈아입고 꽃 필 때 맺은 열매는 몸을 불리고 목청을 높이던 매미소리가 사라 젔다 한 여름 에어컨 선풍기에 의지하며 살았는데 하룻밤사이 코드가 빠져 있고 어젯밤 잠든 손은 베개머리 개어 둔 홑이불을 나도 모르게 끌어당긴다 창문 열기가 두렵던 여름밤 님의 입김이 가득한 가을 향기는 몸동작이 여유로워지고 억새꽃 피어 오른 초원 소슬바람은 세상을 붓질하고 돌아선 님의 향기가 가득하다 240905

카테고리 없음 2024.09.05

건너 마을

靑雲. 丁德鉉 활활 타던 폭염은 고개를 숙인 듯 한 시름 바람이 돈다 그칠 줄 모르던 열대야에 밤 잠을 설치고 전쟁 아닌 전쟁을 올해는 길지 않은 장마에 긴 여름을 보낸 듯싶다 바다 건너 저 높은 빌딩 숲 속에는 누가 살길래 저리도 화려하고 부티가 난다 사진으로 보아도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풍경이다 저 건너 마을은 오이도에서 건너다보는 송도 신도시다 오이도 선사유적지 전망대 카페에서 내려본 바다와 어우러진 빌딩 숲이다 한낮 더위를 피해 찾아온 카페 창밖 풍경과 어우러진 여름 끝자락 향기가 진한 커피잔을 들었다 놓았다 말하지 않아도 돌아설 줄 아는 계절은 어쩜, 그렇게 시간과의 약속을 우리들은 그 속에서 딩굴고 굴러다니며 삶의 세월을 낚시질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가을이 찾아온 구월 초하룻날이다 창공의 푸름도..

카테고리 없음 2024.09.01

부소담악 (추소정)

靑운. 丁德鉉 충북 옥천군 군북면 부소무늬마을에 가면 부소담악이라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부소담악 은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인데 길이가 무려 700m에 달한다 조선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 팔경의 마지막을 장식한 절경이다 부소담악은 처음부터 물가 절벽이 아니었다 본래 산이었지만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물 위에 바위 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풍경이 되었다 한다 부소담악의 장관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추소정이다 정자에 오르면 용이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형상이 선명하게 보인다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는 호수가 가슴을 서늘하게 하지만 수천 년 세월을 간직한 자연의 신비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부소담악의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할 수도 있다 협소한 ..

카테고리 없음 202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