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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도는 한 밤중

청운(靑雲) 2024. 9. 22. 22:27


             靑雲. 丁德鉉

섬 아닌 섬 오이도
해 떨어진
오이도는 불야성이다
추석명절을 보낸 며칠 뒤
맞이한 일요일 밤

한순간 꽃밭이 된 네온사인
열대야로 찌는 밤바다도
뒤돌아선 밤공기가 을씨년스럽다
지칠 줄 모르고
영원할 것만 같았는데

마음 변한 첫사랑처럼
하룻밤사이 계절이 바꿨다
성업 중이던 에어컨
온종일 돌아가던 선풍기 코드도 빠져있다
오이도 빨간 등대는
여객선 없는 밤바다를 지키며
낮술을 했는지 얼굴이 붉다


시샘이라도 하듯
멀리 건너다 보이는 송도신도시
도깨비  줄 선 네온 밤 풍경은
아름답기보다는
찬란한 별빛이다
집 없는 갈매기는 밤바다를
어디로 가는지 날갯짓이다
24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