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태어날 때 천하의 기쁨으로 축복 속에
세상이 밝았는데
울고 불고 달려온 가족들 정신이 몽롱해진다
조마조마 마음조리던 그날이 왔다
세상이 싫다고 뒤돌아 설 땐
슬픔으로 눈물없는 울음 바다다
부모가 되든 형제가 되든 친구가 되든
한 세상 어깨에 지고 살아온 삶
그렇게 행복했었노라 말 하는이가 있으려나
뒤돌아선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
한번 왔다가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
오늘은 가신님의 배웅길에 화장장에
승화원 납골당을 다녀왔다
이승에서 무얼 하고 어떤 삶을 살다가 가신님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수수께끼이다
목숨이 떨어지면 이틀 밤 삼일이면
한 줌의 재로 닮 긴 채 항아리 속에 갇혀 성냥각 호텔에 고려장이다
검은 상복을 입고 줄 선 상제들은 울고 웃고
어깨의 짐을 내려놓은 듯 원위치로 돌아간다
인생의 삶의 존재는 예전처럼 슬픔의 애절함은 찾아보기조차 힘든 세상이 되었다
하루를 살아도 생전의 삶이 세상이지
제아무리 잘난 사람도 돌아서면 그만이다
생존의 세상이야 할 일도 사연도 수많은 고통과 환희도
세상 끝나는 날 난 하늘로 돌아가리라
천상병시인의 한 줄 시가 생각난다
빈손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태어나
한 줌의 재가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세상은 슬프다
2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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