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가로수 길에 줄 서 기다리는 은행나무낙엽 지는 소리가 발등을 스친다멍든 낙엽과는 달리 황금빛으로색갈이 아름다운 은행나무걷는 발길이 리듬을 타고 흐른다세상에서 수명이 제일 긴 나무로백 년이 아닌 천년의 세월을다산의 세월 지킴으로 살아온수목의 조상이 된 은행나무는혈기 왕성한 푸른 청춘이 황금색으로 물들 때묻사람들 불러들여 자태를 자랑하고구릿한 냄새로 다산의 자손들을선물로 내어주고세월 속세를 묵언으로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불경으로 일깨워 준다곧은 절개로 황금 옷을 벗어던진은행나무는발밑에 쌓인 낙엽 밟는 소리가가을의 쓸쓸함을 대변하는아름다운 향연의 그리움이다학창 시절 영자가 선물한 책갈피에 끼워 둔 은행잎 하나널 볼 때마다 생각나는 그리움이가을이 오기를 기다렸던 추억기억 속에 흘러간 세월은또 하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