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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꽃

靑雲. 丁德鉉찬 공기 시려오는 겨울온 세상이 잠들고 있는데이른 봄부터 꽃대세워 무리 지어 살아온 갈대는흔들리는 바람맞이에 꽃을 피웠다바람이 불어도 계절이 바꿔도 지지 않은 색갈이 없는 꽃아침나절 햇살을 받아야빛을 바라는 회색 꽃흔들리는 아름다움에 심취한갈대꽃이따금 참새떼가 와서 놀다가지만내어 줄 것이 하나 없는 빈 바가지호숫가 가장자리 갈대발 밑에숨어 노는철새들의 놀이터바람이 부는 날흔들림으로 바람 세기를 가늠하는 일기예보겨울밤 찬 공기는 잔잔한 호수를얼음바닥으로 갑옷을 입히고흔들리는 갈대꽃을 보면삭막한 겨울의 시선을 달래주고오후 햇살에 나부끼는회색 갈대꽃 솜털처럼 부드러움을 얼굴에 비벼본다250101

카테고리 없음 2025.01.01

자연 재해

靑雲. 丁德鉉자연은 아름다운 세레나데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십 년 아닌 백 년 천년을 기다리며가꾸며 풍경을 감상하며자연을 즐기며 살고 있다올해는 가을이 끝나기도 전11월을 시샘이라도 한 듯조기 첫눈이 내렸다117년 만의 중부지방에 큰 첫눈이 내린 폭설수십 년을 아름답게 자라 온 나무가무게를 이기지 못한 순간 가지가 부러지고 찢어지고상처를 입은 나뭇가지를 보는 순간안타까운 아픈 상처다인재가 아닌 자연재해는사전 준비로 막을 수도 있지만신이 아닌 이상자연재해를 막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그렇지만 자연은 보호하며 가꾸어야 한다눈은 비가 얼어붙은 기체아닌 고체로지상에 떨어지면 쌓이기 마련인데눈의 무게가, 얼마만큼 많은 눈이 내렸는지실감이 난다241229.

카테고리 없음 2024.12.29

겨울 단상

靑雲. 丁德鉉시린 겨울은 참 을씨년스럽다아침에 일어나면하얀 서릿발이 고슴도치가 되어풀숲을 끌어안고찬 공기는 손 발이 시려호주머니에 손을 묶어 놓는다들 숲에 지저귀던 새소리도 멈춰있고뒤 뜰에 앉아 놀던 정겨움이 가득한까치들도 어디로 갔는지텅 빈집만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지키고 있다물줄기가 솟구치던 분수대는숨을 멈추고호수는 꽁꽁 얼어붙어 두꺼운 갑옷을 입었다겨울이라 모여든 철새들은 갈 곳이 없는지물 없는 호수 가장자리에 살림을 차린다사람들은 보일러가 따뜻한 집에서 생활하지만이 추운 엄동설한에 물속에서 사는새들을 보면 안타까움이다생존의 삶이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보기는 안쓰럽다241229

카테고리 없음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