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찬 공기 시려오는 겨울온 세상이 잠들고 있는데이른 봄부터 꽃대세워 무리 지어 살아온 갈대는흔들리는 바람맞이에 꽃을 피웠다바람이 불어도 계절이 바꿔도 지지 않은 색갈이 없는 꽃아침나절 햇살을 받아야빛을 바라는 회색 꽃흔들리는 아름다움에 심취한갈대꽃이따금 참새떼가 와서 놀다가지만내어 줄 것이 하나 없는 빈 바가지호숫가 가장자리 갈대발 밑에숨어 노는철새들의 놀이터바람이 부는 날흔들림으로 바람 세기를 가늠하는 일기예보겨울밤 찬 공기는 잔잔한 호수를얼음바닥으로 갑옷을 입히고흔들리는 갈대꽃을 보면삭막한 겨울의 시선을 달래주고오후 햇살에 나부끼는회색 갈대꽃 솜털처럼 부드러움을 얼굴에 비벼본다25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