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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안개

청운(靑雲) 2024. 11. 20. 23:11


      靑雲. 丁德鉉

가을이 집 나간 어느 날
수은주가 강가의 억새꽃 사이로
휘파람을 불고 지나간 자리
맺힌 이슬방울이 동공으로 맺힐 때

누워있는 풀잎 사이에
고드름이 행진을 한다

잠자는 강 물을 바라보니
구름 같은 안개가 자욱하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물 위에 피어오른 물안개
속과 겉이 다른 자연의 기침소리

먼 동이 트고서야
묻힌 얼굴을 드러낸다
색깔 없는 잉크로
여인의 눈썹 그리듯
아름다운 그림을
자연의 붓 날리는 솜씨가 달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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