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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천사

청운. 정덕현 푸른 잔디는 누워 잠자고 날씨는 이른 아침 이슬을 먹고 기상을 한다 그렇게도 넓은 광야 이따금 띄엄띠엄 장성으로 서있는 푸른 소나무 모두가 짝을 지어 군중을 이루는데 넌 어찌 어디에서 날아와 거기 서 있니 넌, 나를 보았는지 모르지만 난, 너를 보고 그냥 돌아갈 수가 없구나 너도 역시 조상들이 모여사는 집단인 줄 알고 있는데 어쩌다가 이 넓은 푸른 잔디밭에 외로움을 달래고 있나 사람이나 식물이나 설 자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를 보는 순간 외로움이 가득하구나 네가 그 넓은 잔디밭에서 태어났지만 그렇게도 예쁜 꽃을 피우지 않았다면 난들 너를 어찌 보았겠니 할 짖을 다 했으니 너도 그 자리에서 족보를 만들어 네 식구들을 챙겨라 이름도 아름다운 꽃무릎 240927 설악산 썬벨리 리조트 골프장에서

카테고리 없음 2024.09.27

낮 달

靑雲. 丁德鉉 어젯밤 찬바람은 몸을 뉘이고 시원한 아침 공기는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다 아파트 지붕 위에 만월이 아닌 반월 하얀 낮 달이 떴다 계절은 어느새 9월도 하순 얼굴이 멍든 새내기 단풍은 아침이면 길바닥에 수를 놓고 푸른 청춘이 황혼으로 물들어가는 잎새들은 겨울 준비를 하고 있다 수그러들 것 같지 않던 폭염은 시치미로 돌아 눕고 바람에 흔들리는 의억새 울음소리에 도망친 첫사랑처럼 대답 없는 함흥차사다 반달이 온달이 되면 한 달이 지고 한 달이. 두 달이 지나면 계절이 찾아오듯 그리움도 그리운 님도 만달이 차오르듯 기다림으로 하얀 낮달은 푸른 하늘을 공회전하고 있다 240925

카테고리 없음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