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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님

靑雲. 丁德鉉 당신은 몆 달을 지혈이 녹아내리도록 그렇게 지지고 볶더니 어디로 가시나요 온 세상이 가을로 가득 차 오르니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푸른 청춘의 미소가 가을로 물들어 갈 때 산과 들은 얼룩무늬 작업복을 갈아입고 꽃 필 때 맺은 열매는 몸을 불리고 목청을 높이던 매미소리가 사라 젔다 한 여름 에어컨 선풍기에 의지하며 살았는데 하룻밤사이 코드가 빠져 있고 어젯밤 잠든 손은 베개머리 개어 둔 홑이불을 나도 모르게 끌어당긴다 창문 열기가 두렵던 여름밤 님의 입김이 가득한 가을 향기는 몸동작이 여유로워지고 억새꽃 피어 오른 초원 소슬바람은 세상을 붓질하고 돌아선 님의 향기가 가득하다 240905

카테고리 없음 2024.09.05

건너 마을

靑雲. 丁德鉉 활활 타던 폭염은 고개를 숙인 듯 한 시름 바람이 돈다 그칠 줄 모르던 열대야에 밤 잠을 설치고 전쟁 아닌 전쟁을 올해는 길지 않은 장마에 긴 여름을 보낸 듯싶다 바다 건너 저 높은 빌딩 숲 속에는 누가 살길래 저리도 화려하고 부티가 난다 사진으로 보아도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 풍경이다 저 건너 마을은 오이도에서 건너다보는 송도 신도시다 오이도 선사유적지 전망대 카페에서 내려본 바다와 어우러진 빌딩 숲이다 한낮 더위를 피해 찾아온 카페 창밖 풍경과 어우러진 여름 끝자락 향기가 진한 커피잔을 들었다 놓았다 말하지 않아도 돌아설 줄 아는 계절은 어쩜, 그렇게 시간과의 약속을 우리들은 그 속에서 딩굴고 굴러다니며 삶의 세월을 낚시질을 하고 있다 오늘은 가을이 찾아온 구월 초하룻날이다 창공의 푸름도..

카테고리 없음 2024.09.01

부소담악 (추소정)

靑운. 丁德鉉 충북 옥천군 군북면 부소무늬마을에 가면 부소담악이라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부소담악 은 물 위로 솟은 기암절벽인데 길이가 무려 700m에 달한다 조선시대 학자 송시열이 소금강이라 예찬한 추소 팔경의 마지막을 장식한 절경이다 부소담악은 처음부터 물가 절벽이 아니었다 본래 산이었지만 대청댐이 준공되면서 산 일부가 물에 잠겨 물 위에 바위 병풍을 둘러놓은 듯한 풍경이 되었다 한다 부소담악의 장관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곳이 추소정이다 정자에 오르면 용이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형상이 선명하게 보인다 날카롭게 솟아오른 바위의 길이를 가늠할 수 없는 호수가 가슴을 서늘하게 하지만 수천 년 세월을 간직한 자연의 신비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부소담악의 능선을 따라 산행을 할 수도 있다 협소한 ..

카테고리 없음 2024.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