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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에서

호숫가에서 靑雲. 丁德鉉 호수 길들여진 잉어 떼가 몰려다니고 이따금 날아오던 천둥오리 한 마리 보이지 앓고 여울진 물빛이 조용한 오후 호수에 다리 걸친 버들가지 색을 바꿔가며 낚싯대 드리우고 기웃거려도 몰려다닌 잉어 떼 한 마리 입질도 없네 호숫가 줄 선 벗지 나무는 이른 계절 서툰 낙엽을 길바닥에 뿌리고 물 그림자에 거꾸로 선 아파트는 진종일 물속에서 시곗바늘을 돌린다 가을바람이 스산해진 호숫가 분수대 떨어지는 파장의 물결 나이테는 환상의 그림이다 여름을 보낸 가을 채비에 물들어가는 채색이 아름답다 230916

카테고리 없음 2023.09.15

묻어 오는 가을

묻어오는 가을 靑雲. 丁德鉉 새벽바람이 수상하다 무슨 그림을 그려볼까? 날개에 붓을 들고 시험에 든다 이슬 먹은 아침 안갯속에 푸른 화선지를 펼쳐 들고 한동안 궂은 날씨로 눈치를 살피던 햇살이 길 섶 줄 세워놓은 꽃 코스모스가 한들한들 새침한 가을 아침 가을을 뭍으로 끓어들인 계절은 붓을 골라가며 푸른 초원에 색을 입힌다 그리움이 풍성한 감성으로 짙어지는 꿈 언제쯤이나 꿈속에서 깨어날까 어느새 찾아온 가을 피어나는 꽃 향기에 심취한 고추잠자리 매미소리를 밀치고 가을 연가로 달려온 귀뚜라미 울음소리 230907

카테고리 없음 2023.09.07

해 지고나니

해 지고나니 靑雲. 丁德鉉 봄은 남쪽에서 온다고 했는데 가을은 어드메서 올까? 가을은 높은 곳에서 온다고 합니다 處暑가 지난지 10여일 아직은 이른 가을냄새가 옷고름을 적시고 이른 새벽 철 모른 비가 내렸다 구름 속 흐린 날로 하루가 지나고 해 지고나니 창밖에 피어난 별빛이 찬란하다 24층 거실에서 내려다 본 밤 풍경 지상의 별빛이 아름답다 밤이되면 날마다 볼 수 있는 풍경 나만의 행복이다 하늘 별빛은 보이지 않아도 어둠속의 가로등 야경 불빛은 햐루를 살아가는데 생명의 등불이다 230903

카테고리 없음 2023.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