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시린 겨울은 참 을씨년스럽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얀 서릿발이 고슴도치가 되어
풀숲을 끌어안고
찬 공기는 손 발이 시려
호주머니에 손을 묶어 놓는다
들 숲에 지저귀던 새소리도 멈춰있고
뒤 뜰에 앉아 놀던 정겨움이 가득한
까치들도 어디로 갔는지
텅 빈집만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지키고 있다
물줄기가 솟구치던 분수대는
숨을 멈추고
호수는 꽁꽁 얼어붙어 두꺼운 갑옷을 입었다
겨울이라 모여든 철새들은 갈 곳이 없는지
물 없는 호수 가장자리에 살림을 차린다
사람들은 보일러가 따뜻한 집에서 생활하지만
이 추운 엄동설한에 물속에서 사는
새들을 보면 안타까움이다
생존의 삶이 따로 있다고는 하지만 보기는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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