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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면

靑雲. 丁德鉉 . 해를 않은 구름이 산을 넘으면 햇살이 비추지 않지요 이런 날 비가 내리면 아무 생각 없이 슬픈 빗소리만 들려요 사랑했던 그대를 생각하다 잠이 들면 빗소리도 함께 잠이 들까요? 생각 없이 들리던 빗소리가 꿈속에서도 비가 내려요 이렇게 슬픈 날 왜 비가 오는지! 이 비 그치고 나면 가신 님은 돌아올까요 이 밤이 지새고 나면 그리움을 잊을 수는 있을까요 날이 밝고 해 뜨는 맑은 날이 오면 동막골 모퉁이 뒤돌아선 발걸음처럼 오던 비 그치듯이 가슴속 쌓인 그리움도 잊히려나 비가 내리면 왠지 슬픈 미련이 가슴을 파고든다 240207

카테고리 없음 2024.02.07

봄 편지

靑雲. 丁德鉉 뭍으로 겨울이 저무는 2월 거울로 호수를 덮은 얼음장 위 서른 살 키가 큰 능수버들가지 푸른 눈을 뜨며 봄 편지를 쓰고 있다 햇살은 따뜻해도 갈대꽃 머리를 흔들어 대며 불어오는 소소리 바람 속에 나뭇가지 젖몽우리가 봄 편지를 쓰고 있다 쌓인 눈 설빙 속 숨어 사는 복수초는 흙속의 머리를 쪼개며 세상 구경으로 봄을 부르며 성급한 몸짓으로 계절 편지를 쓰고 있다 어제오늘 부는 바람 기분이 달라지는 체온의 느낌이 계절이 변해감을 실감케 하는 요즈음 한 달을 줄 긋고 가는 봄 편지를 쓰고 있다 240130

카테고리 없음 2024.01.29

멀지 않은 봄

靑雲. 丁德鉉 햇살이 빛을 바라지 못한 요즈음 날씨 혹한의 찬바람 얼음장 밑에서도 봄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귓불이 시려오는 찬 바람은 아직은 한 겨울인데 담장에 몸을 기대선 명자나무는 시린 눈을 틔우며 기다리는 봄 가까이서 보면 겨울잠인데 멀리서 보면 춘색이 달라진 생명 빛바랜 향기가 기지개 켜는 멀지 않은 봄 그렇게 세월은 소리 없는 겨울 강을 건너고 있다 입춘을 며칠 앞둔 1월도 기다리는 봄도 멀지 않은 봄 240127

카테고리 없음 2024.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