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靑雲. 丁德鉉
푸른 산 나풀거리며
춤 추어도
흔들기만 하는 솔 잎 가진자
너 뿐이다
산 비탈 꿋꿋이 서서
아님, 절벽 난간에 서서
세월을 기다리며
흔들어 대는 놈은 너 뿐이다
세상이 헐벗고 겨울 잠을 자도
독야청청 푸른 솔은
이따금 한 겨울
눈 옷을 입고 폼 잡아봐도
천년송은 그 자리에 서서
몇년 몇달 세월을 뉘였기에
소나무가
천년송 되었을고
세상살이 인고의 고뇌가
어찌 나 뿐이겠냐
너 또한
천년이나 살았으니 오죽했겠니?
18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