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 새
靑雲. 丁德鉉
찬 겨울 물 안개가
버들가지 매달려
눈 웃음 칠때 자석처럼 붓잡혀
하얀 구슬 꽃을 피운다
물 바래기로 강가에 주저앉아
세월 꼽씹어가며
행감치던 수백살 노인
수염이 늘어진 버드나무
수많은 사연 가슴에 않고
길고양이, 족제비, 담비
날아가는 새들의 고향으로
친구삼아
가는 길손들의 낙원이 되었겠지
석양지면 물 그림자에
얼굴 묻고 입맞춤으로
양식이 필요없는 수분을 빨고
해 맞이 달맞이로 보낸 세월
너는 세월을 꼽씹으며
살았겠지만
네 삶이나
내 삶이나 한 세월 살아감이
피장 파장이 아니더냐
2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