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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새

청운(靑雲) 2022. 12. 29. 14:15

가시나무 새

             靑雲. 丁德鉉

찬 겨울 물 안개가
버들가지 매달려
눈 웃음 칠때 자석처럼    붓잡혀
하얀 구슬 꽃을 피운다

물 바래기로 강가에 주저앉아
세월 꼽씹어가며
행감치던 수백살 노인
수염이 늘어진 버드나무

수많은 사연 가슴에 않고
길고양이, 족제비, 담비
날아가는 새들의 고향으로
친구삼아
가는 길손들의 낙원이 되었겠지

석양지면 물 그림자에
얼굴 묻고 입맞춤으로
양식이 필요없는 수분을 빨고
해 맞이 달맞이로 보낸 세월
너는 세월을 꼽씹으며

살았겠지만

네 삶이나
내 삶이나 한 세월 살아감이
피장 파장이 아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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