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솔
靑雲. 丁德鉉
눈이 내린다
어제도 내린 그제도 내린
눈이 또 내린다
어느 해는 한 겨울 눈 한번 오지 않더니 재미를 붙였나보다
쌓인 눈이 녹지도 않았는데
또 눈이 내린다
비가와도 함박 눈 우산을 써도
굴하지 않고 독야청청
푸른 솔은
얼굴 색 한번 변하지 않은
정갈한 정조를 지킬줄아는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배워야 할 교훈이다
묻 나무들 봄이면 색을 입힌 꽃을 피우고
자신이 입은 옷을 벗었다 입었다 소란을 피운다
겨울이 가고 봄이와도
변하지 않은
정갈하고 의지가 굳은 푸른 솔
솔방울 빠저나와 바람을 타고
어느곳에 묻히든 종족 번식은
종족을 지킨다
물 한모금 풀 한포기 없는
바위틈에서도
얼굴색이 변하지 않은 푸른 솔
눈보라치는 엄동설한(嚴冬雪寒)에도
굳은 심지로 바람에 흔
들릴뿐
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