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청운. 정덕현
동백이란 말을 들으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은 어머님 얼굴이다
동백나무 구경도 못 했을 시절
어머님은 고운 한복을 입고
곱게 빗은 머리결에
항시 동백기름을 바르고 다니셨다
동백은 흔하지 않은 나무
남쪽 지방이나 내려가야 볼 수가 있다
5년전 남해 관광차 내려갔을때
동백씨 세 톨을 주머니속에 가지고 왔다
생각없이 분속에 묻었는데
이듬해 봄날
새싹이 나와 화분에 옮겨심었다
일년, 이년, 삼년
올해가 오년 째 되던 날
빨간 동백 꽃 다섯송이가 피었다
내가 한 일은
물 한모금씩 준 일밖에 없는데
정성을 알고 있었는지
예쁜 꽂을 나에게 선물했다
꽃이 진 동백나무는
창문 햇살받으며 가지 끝마다
눈을 부풀리어 봄을 기다리며
수행중이다
한 톨 씨앗이지만
자신의 본능
종자번식에 충실하는 것 같다
올해는 더 큰 나무가되어
가을이되면 더 많은 꽃을 피우겠지
볼때마다 마음 가는
화분 동백
오늘도 물 한모금 부어주고
네 모습 훔쳐 보고 있다
18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