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산 달

청운(靑雲) 2020. 8. 21. 18:01

 

 

 

 

 

지금 들판에선

靑雲. 丁德鉉

지루한 물 폭탄에
생명의 터전을
꿈의 보금자리를 앗아 간
장마가 끝나고
폭음으로 연속된 8월 하순

지금 들녘에선
숨 쉬기조차 힘든 태양을
머리에 이고
옥동자를 잉태하는 진통이
한창이다

선을 갈라놓은 논두렁
뒤질세라 앞 다툼으로
출산이 한창이다
봄날 피는 꽃은 예쁜 입술이라면
팔월에 핀 옥동자의 눈은
하얀 쌀 눈

푸른 파도를 가르던 들녘
지금 지평선에선
만삭의 진통이 농부들의
콩팟을 물어 뜯고 수업 중이다
제식훈련 행사가 끝나고
참새떼가 만찬을 기다리고 있다
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