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지는데
靑雲. 丁德鉉
창밖에 부는 바람은
봄 바람이 분명하다
갈대밭 머리를 풀어 헤친
능수 버들가지
푸른 색으로 붓질하며
봄을 안고 가는데
일기장 속에 하루를 묻고
석양이 내려진 밤
아파트 창문을 열어보니
엇 그제 활짝 핀 정원의 벚꽃
칠보단장을 했건만
반기는 사람이 없다
꽃으로 우산을 펼처도
꽃잎으로 꽃비를 내려도
마음을 닫아 버린 문
삼월이 가고 사월이 가도
느낄 수 없는 방콕 신세
시간의 봄이 그리움이다
밖은 온통 꽃천지 인데
코로나에 발이 묶여
구경은 커녕 오고 갈수도
답답한 마음을ㆍ
마스크로 숨통까지 조이니
야속한 봄이
그리움으로 쌓여만 간다
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