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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지는데

청운(靑雲) 2020. 4. 8. 00:57

 

 

 

 

 

 

봄은 지는데

 

靑雲. 丁德鉉

 

창밖에 부는 바람은

봄 바람이 분명하다

갈대밭 머리를 풀어 헤친

능수 버들가지

푸른 색으로 붓질하며

봄을 안고 가는데

 

일기장 속에 하루를 묻고

석양이 내려진 밤

아파트 창문을 열어보니

엇 그제 활짝 핀 정원의 벚꽃

칠보단장을 했건만

반기는 사람이 없다

 

꽃으로 우산을 펼처도

꽃잎으로 꽃비를 내려도

마음을 닫아 버린 문

삼월이 가고 사월이 가도

느낄 수 없는 방콕 신세

시간의 봄이 그리움이다

 

밖은 온통 꽃천지 인데

코로나에 발이 묶여

구경은 커녕 오고 갈수도

답답한 마음을ㆍ

마스크로 숨통까지 조이니

야속한 봄이

그리움으로 쌓여만 간다

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