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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전령

청운(靑雲) 2020. 3. 29. 23:58

 

 

 

 

 

 

 

 

 

봄의 전령

 

靑雲. 丁德鉉

 

벌벌거리며 흔들리는

봄바람에 서성이는 대지(大地)

스물스물 기어오른

봄의 전령

자고 새면 희미하게 탈바꿈

짙어지는 춘색

 

아직은 냉냉한

찬공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죽을 뚫고 새어나온 촉수는

그레고리 아름다움으로

봄 노래를

 

산에서 내려 온 바람

강에서 뭍으로 기어오른

바람의 설렘속에

꽃으로 피어나는 향기는

그리움의 사랑

 

꽃은 향기를 바람은 꽃으로

풀 내음 들쑤시며

어느새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는

수채화로 붓질하고

허리가 꼬부라진 잡초속에는

파란 들쑥이

 

하늘엔 눈물이 인색한

봄맞이 가뭄

텃밭에는 모자란 수분으로

먼지만 풀풀 날린다

아우성의 봄의 전령

며칠을 살다 간 이름 꽃 지고나면

푸른 숲으로 이어가리라

2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