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전령
靑雲. 丁德鉉
벌벌거리며 흔들리는
봄바람에 서성이는 대지(大地)
스물스물 기어오른
봄의 전령
자고 새면 희미하게 탈바꿈
짙어지는 춘색
아직은 냉냉한
찬공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죽을 뚫고 새어나온 촉수는
그레고리 아름다움으로
봄 노래를
산에서 내려 온 바람
강에서 뭍으로 기어오른
바람의 설렘속에
꽃으로 피어나는 향기는
그리움의 사랑
꽃은 향기를 바람은 꽃으로
풀 내음 들쑤시며
어느새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는
수채화로 붓질하고
허리가 꼬부라진 잡초속에는
파란 들쑥이
하늘엔 눈물이 인색한
봄맞이 가뭄
텃밭에는 모자란 수분으로
먼지만 풀풀 날린다
아우성의 봄의 전령
며칠을 살다 간 이름 꽃 지고나면
푸른 숲으로 이어가리라
20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