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靑雲. 丁德鉉
비오는 날 창밖 바라보면
파릇이 지나가는 풀입이 곱고
물 꽃 튀어나는 뜰에
가만가만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참 좋은 날
창문 사이로 비의 연주를 들어봅니다
낮은 리듬으로 스치는
흐린 날의 낭만
커피 한모금이 가슴을 파고들어요
하늘은 안개 빛 여운으로
살며시 눈을감은 그리움 쯤이라 해도
여린 바람에 흔들리는 풀포기 처럼
흔들리는 마음 주체 할 수 없어요
두 볼이 그입술이
젖은 눈빛이 더욱 깊은 그대와
잔잔히 퍼지는 빗소리에
피어오른 커피향으로 마주한다면
오래된 가슴이라도 달랠수 있으련만
먼저 온 그리움도 보채듯 않습니다
아, 사랑 그후 그리움도 젖어갈때
이 빗소리는
어느날의 빗소리를 닮았어요
비 그치고 나면 물빛 한송이 고운꽃
피어날텐데
바람에 흔들렸을 한잎의 가슴으로
빗방울이 맺히고 그리고 하염없이 내리고
떨어지는 빗물같은 그대
어쩌죠! 비 그치고 나면
물빚 한숭이 피어날텐데
20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