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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청운(靑雲) 2020. 2. 15. 23:23

 

 

 

 

 

 

 

 

 

비오는 날

 

靑雲. 丁德鉉

 

비오는 날 창밖 바라보면

파릇이 지나가는 풀입이 곱고

물 꽃 튀어나는 뜰에

가만가만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가

참 좋은 날

창문 사이로 비의 연주를 들어봅니다

 

낮은 리듬으로 스치는

흐린 날의 낭만

커피 한모금이 가슴을 파고들어요

하늘은 안개 빛 여운으로

살며시 눈을감은 그리움 쯤이라 해도

여린 바람에 흔들리는 풀포기 처럼

흔들리는 마음 주체 할 수 없어요

 

두 볼이 그입술이

젖은 눈빛이 더욱 깊은 그대와

잔잔히 퍼지는 빗소리에

피어오른 커피향으로 마주한다면

오래된 가슴이라도 달랠수 있으련만

먼저 온 그리움도 보채듯 않습니다

 

아, 사랑 그후 그리움도 젖어갈때

이 빗소리는

어느날의 빗소리를 닮았어요

비 그치고 나면 물빛 한송이 고운꽃

피어날텐데

바람에 흔들렸을 한잎의 가슴으로

빗방울이 맺히고 그리고 하염없이 내리고

떨어지는 빗물같은 그대

어쩌죠! 비 그치고 나면

물빚 한숭이 피어날텐데

20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