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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냄비

청운(靑雲) 2019. 12. 12. 09:04

 

 

 

 

 

 

자선냄비

 

靑雲. 丁德鉉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바람은 쌩쌩

하얀 솜으로 세상을 덮고

세모가 가까워지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볼 수가 있다

 

빨간 양복을 입은

거리의 천사

손에 들고 흔드는 종소리가

지나는 사람들 마음이

자선냄비 뱃속을 채운다

 

구세군이란 명찰을 달고

삼각대 다리에 얺힌

붉은 색 자선냄비

매마른 사람의 가슴도 활짝

마음을 열게 한다

 

티끌 모아 태산

내가 보낸

천원짜리 한 장 동전 한 잎

주는 사람의 작은 마음이

받는 사람의 가슴에는

불쏘시개 같은 희망을 연다

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