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냄비
靑雲. 丁德鉉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바람은 쌩쌩
하얀 솜으로 세상을 덮고
세모가 가까워지는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볼 수가 있다
빨간 양복을 입은
거리의 천사
손에 들고 흔드는 종소리가
지나는 사람들 마음이
자선냄비 뱃속을 채운다
구세군이란 명찰을 달고
삼각대 다리에 얺힌
붉은 색 자선냄비
매마른 사람의 가슴도 활짝
마음을 열게 한다
티끌 모아 태산
내가 보낸
천원짜리 한 장 동전 한 잎
주는 사람의 작은 마음이
받는 사람의 가슴에는
불쏘시개 같은 희망을 연다
19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