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집
靑雲. 丁德鉉
계절이
뭍으로 바뀌면서
새들이 집을 나간다
바람은 잎새를 떨구고
구름 위로
날갯짓을 펄럭인다
나뭇가지 묻혀 살던
날새들은
집을 버리고 세월에 묻혀
어디로 가는지
길을 떠난다
주인 없는
감나무 까치밥 하나
보기조차 아까운
붉은 홍시 길 떠난 손님들의
양식으로 남긴 베려
자연에 묻힌 그리움도
옷을 벗은 것가지
둥지마저
주인 잃어버린 빈집이 되어
겨울 채비에 눈이 멀다
곳간이 비어있는 둥지는
주인 없이 매달린
홍시를 바라보며
집 나간 주인
돌아올 날 기다리며
겨울 채비를 한다
19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