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보내며
靑雲. 丁德鉉
봄, 가을가니 한 해가 저문다
1월이 어제같더니 벌써 11월이다
세월은 날마다 오늘인데
날이가고 달이가고
계절은 낙엽지는 가을 지고나니
11월도 저문다
진 낙엽이 달랑 한 잎 남듯
벽 걸린 카렌다도 달랑 한 장
길 섶 은행나무
발 밑에 낙엽을 깔아 놓고
옷을 홀딱 벗은 채 서성거린다
외로움을 허공에 묻은 채
푸른 사랑을
붉은 단풍으로 퇴색시킨
저 나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가을이 몰고 간 11월 마지막 날
스산한 바람소리는
쌓인 낙엽을 몰아붙히고
한 해를 보내는 지금
기억에 남을 만큼 무엇을 했나
뒤 돌아보며
가을과 함께 떠나보내는
11월 마지막 날
1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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