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지는 소리
靑雲. 丁德鉉
여름지나 가을 가니
깃 세운 바람도 성깔이 나온다
높은 하늘 샛 구름 빗질하니
떨어진 늙은 낙엽도
나무도 쓸쓸하다
오색 물감 핏 물든 단풍
낙엽되어 소리지르며
소란 떨고 간 계절
빗물 잠긴
세월을 강으로 흘려보낸다
계절 바뀔때마다 정신이 혼미
사람들 극성에 혼줄이 난다
낙엽지는 소리 들리지 않은
겨울의 문턱
바람 소리만 요란한 나뭇가지
손 발이 시려 온 아침
서릿발 풀섶도
허리가 꼬부라지고
제몸 부빈 소리 놀란 낙엽
바람을 앞세워
떼거리로 몰려 다니다
눈 이불 덮고 잠든 낙엽
낙엽 지는 소리 들리지 않은
십 이월 초 닷새
18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