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를 닮은
청머루
청운. 정덕현
푸른 숲 덩굴진 계곡
여름을
바람에 싫어나르고
물소리 새소리
그리움이
흔들리는 싱그러움
아직 끝나지 않은 장마
불어 난 계곡물
발 당구고 두 손 적셔본다
하늘 가린 숲 구멍사이
쏫아지는 햇살은
삼복 더위를 지고 간다
빗물젖은 땅위
촉촉한 수액을 뚫고 솟아난
먹지 못한 독 버섯
길을 막고 유혹을하고
들에는 하우스 포도송이
산에는 머루 다래가
칠월을 며칠 남겨놓은
장마 끝머리
수염 늘어트린 옥수수는
이빨을 갈고 있다
여름이 읶어가는
그물속에는
세월이 세월을 끌고 간다
1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