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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속의 별

청운(靑雲) 2024. 5. 16. 18:49


           靑雲. 丁德鉉

버려진 땅
잡초 속에 숨어 살아온
나도 폼 잡을 때가 있다
풀속 묻혀 살 때 어느 누구 하나
쳐다보지도 앉았지만

나도 이렇게 환한 얼굴로
웃음 질 때가 있다
내가 이렇게 예쁜 줄을
이래 봬도 잡초 속 묻혀 살아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꽃이란다

내 이름은
천하제일 양귀비라고
지나는 사람들이 이렇게
찾아와서 사진도 찍어 준다
내가 잡초 속에 숨어 사는 건
앉을자리를 잘못 앉아서이다

나도 큰집에 가면
잡초 너희들은 축에 끼어들지도
못한다
이왕 한 곳에 머물렀으니
오손 도손
잘 살아 보자 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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