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에 핀 꽃
청운. 정덕현
절기의 마지막 동지를 며칠 앞둔
계절이 봄인지 겨울인지
철 모르고 살아가는 소나무
낙엽 진 12월 찬바람에도
독야청청
시들 줄 모르는 정열
동지섣달 한 겨울 푸른 소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다
계묘년에는 소나무에 꽃이 두 번째 피었다
이른 봄 송충이 올라올 때
한 번
며칠 전 첫눈이 내릴 때 한 번
하늘에 펑펑 쏟아지는 눈
정원 소나무에
하얀 눈꽃이 그냥 보내기 아쉬워
카메라에 담아 본다
푸른 소나무에 하얀 송이
꽃이 피니 너무 아름답다
바람은 한 겨울에도 꽃을 피우고
붉은 단풍을 지 맘대로 끌고 다니며
사람들 옷을 입혔다 벗겼다
하고 싶은 일은 다 한다
바람은 요술쟁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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