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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집

청운(靑雲) 2023. 12. 17. 02:07


까치집

           청운. 정덕현

고향집 울타리에 기대선
감나무가 있었다
한겨울 항아리 속 묻어둔 감홍시는 한 끼
식사로 채우기도
그 감나무는 우리 집 보물이며
수문장이었다
이른 아침이면 새벽잠 깨우는 까치
울음소리

아침에 까치가 와서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오신다는 어머님 말씀
난, 그런 줄만 알고 온종일 손님을
기다려본 적도 있다
지금이야 잊힌 그리움이다

색동옷을 입은 까치를 보면 정겹고
반가움이 앞선다
오늘은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키가 큰 나무 꼭대기에 까치집 두 채가
나란히
지어 있는 것을 보았다

평소엔 보지 못한  까치집 두채
말 못 한 새이지만 나뭇가지를 물어다
그리 높은 곳에 집을 짓는 두뇌가
심상한 건축법을 어찌 알았을까
그들도 생활의 법칙이 있을 듯

눈이 펑펑 날리는 겨울 통풍은 잘 되겠지만
그 높은 곳에서 흔들리는 바람맞이는
쉽지 않을 듯
겨울나기 새들도 먹이와 추위를 견디기는
쉽지 않을 듯 마음이 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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