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 온 가을
靑雲. 丁德鉉
초침 없는 전자시계 벽에 붙어서
붉은 색 글자로 날자를 세고 가면서
소리없는 시간을 끌고간다
한로(寒露)가 지난지 15일
첫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 지났다
가을인가 했는데 어느새 여기까지
날마다 사는 집이지만
엘리베이터로 지하 주차장
밖에 나가 볼 일을 보고오면 다시 주차장
엘리베이터에 바깟 풍경을 볼 수가 없다
아름다운 정원 1층 밖을 나가보니
어느새 아름다운 풍경이
내집 마당에서 가을이 여물고 있다
멀리만 생각하고 단풍 구경 일정을 잡아놓고
기다리는 중 인데
먼저 찾아 온 가을이 내집 마당 풍경이다
붙잡지 못한 세월이 잘도 간다
풍경이 떨어지기 전에 많이 보고
기슴에 담아두자
그리움을 간직한 추억 한 토막
급한 일 없으니 세월아 가을아 천천히 가자
2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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