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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햇살

청운(靑雲) 2022. 2. 7. 01:07

아침 햇살

靑雲. 丁德鉉

바람은 수은주가 냉골인데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겨울나무
손 발에 은빛 구슬이
면사포를 쓰고 그리움을 품고 있다
먼동이 트고 찾아온 그리움

아침 햇살이
아파트 유리창에 얼굴을 들이댄다
창밖을 내려다본 베란다 초록나무들
반가운 인사말로 고개를 들고
계절맞이 동백꽃이 빙그레 웃고 있다

곱게 차려입은 면사포에
얼굴빛이 밝아진 나목들은
가지 끝마다 눈물자욱이
창문에 들어온 아침 햇살은
거실 온도를 덮이고 있다

지금은 입춘이 지난 이튿날
아직은 겨울이 저만치 서 있는데
봄을 기다리는 설렘은
마음이 성급한 목련꽃 앞가슴은
젖꼭지가 부풀고 있다

입춘이 지났으니 멀지 않아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불어오는 훈풍에 아침 햇살은
담밑 복수초도 나이 든 매화나무도
당신의 얼굴을 닮은
예쁜 꽃을 피우겠지
22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