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륵사 향나무
청운. 정덕현
나 사는 곳
여주 신륵사
이름은 향나무
이곳에 주저앉아 600년을 살았다
세월을 지키다 허리가 굽어
지팡이를 짚고
온 몸엔 기부스를 한 채로
오고 가는 사람 얼굴만 처다보고 산다
나이가 많은것도 벼슬이라고
그냥 지나가질 안는다
만저보고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나이도 물어본다
여주 시청에서는 내가 늙어서
나이도 모른다고
600년 되었다고
이름표도 달아 주었다
나는 지금껏
구석진 마당에 주저앉아
허리가 굽어
일어나질 못 한다
내가 오래 살기는 살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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