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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새

청운(靑雲) 2017. 10. 28. 20:28

으악새

 



靑雲. 丁德鉉



 



바람이 분다



나를 가만두지 않고 흔들고 간다



산 정상에 서서 놀고 있는



나를 흔들고 간다



 



시샘하는 나무들은



옷을 갈아입고



소란을 피우며 법석이는데



성질 급한 낙엽은



손을 흔들며 이별 여행을 떠 난다



 



줄기는 있어도 기둥이 없는 나는



낙엽따라 갈아입을 옷도 없고



않은 자리를 떠 날수도 없다



이름은 새라도 날 수가 없다



 



도대체 누가 나를 새라고 불렀나?



 



한 줄기 잡초로 세상 나와



으악새란 누명을 쓰고도



날 수가 없으니 나의 정체가 무엇인지



나도 알 수가 없다



 



명산의 잡풀로 명성은 자자해도



평생을 그 자리에 서서



날개없이 날 수 없는 새로



살아야 하니....



이름을 새라고 듣다가 듣다보니



나도 세상을 마음 껏 날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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