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 송이 꽃
靑雲 . 丁德鉉
거실 한 복판 테이블
모서리 앉은 하얀 화분
근자란을 닮은
미니호접란 사라골드
동양란 열 여섯 송이 꽂
곱게 피었네
새봄 오기 전 세 송이가
열 송이 되더니
열 여섯 송이로
석달 열흘 백일이 지나도
활짝 웃고만 있네
내가
너 한테 해 준 것은
며칠 걸러 물 한 모금
부어 준게 고작인데
은혜를 잊지 않고 날마다
웃어주니
어찌 너를
예쁘다고 하지 안겠니
꽃 중에 꽃
동양란이 그리 좋은 줄
미처 몰라 미안하다
네가 웃고 있는 만큼
나 너를 사랑하리라
19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