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꽃
靑雲. 丁德鉉
바람이 지나다
머무는 그 곳
바람을 흔들고 서 있는
갈대 밭
혼자가 아닌 여럿
누굴 기다리나보다
고집스레
화려하지도 않은 꽃
피워놓고
그 자리에 서서 자랑을 늘어놓고
발길 멈추게 하네
하얀 햇살에 얼굴 붉히는
수줍음은
금발 외국 여인을 닮아
아침 햇살 저녁 놀
해 맞이 달 맞이 손짖하며
너스레를 떤다
누가 보든 말든
겨우내 피워 놓은 꽃으로
가는 사람 오는 사람
발길 멈추게
군중 시위를 하고 있네
색갈이 없는 꽃이라
그러해도
억새꽃보다 수명은 길어요
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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