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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그뭄 날

청운(靑雲) 2018. 11. 30. 14:17

 

 

 

 

 

 

 

 

11월 그뭄 날

 

靑雲. 丁德鉉

 

온 세상 풍경을 담은

붉은 단풍으로

화려하게 소란을 피우던

가을도 저~만치

푸르던 초목도

생기가 돌던 희망도

계절 바뀜엔 어쩔 수 없나보다

 

바람이 불어도

햇살이 고와도

세상은 조용한 아침

옷깃 여미는 겨울의 문턱

십 일월도

마지막 날이다

 

월동준비에 시장 골목은

김장 배추가 산더미

집집마다 냉장고에 가득 싫고

숭숭 썰어 놓은 보쌈, 김치에

싱싱한 굴 한 점

막걸리 한잔 생각나는 날

 

열 두달 중

달랑 한 장 남은 십 이월이다

어찌 보내면

한 해를 잘 살았다고 말 할까

일기장에 기록하고

뒤 돌아 본다

 

한 달이 가고

한해가 지나면 새 봄 날 오듯

인생도 나이 한 살 보태고

새로운 각오가 엇 그제 같은데

한해가 훌쩍

인생 나이테를 줄 긋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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