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그뭄 날
靑雲. 丁德鉉
온 세상 풍경을 담은
붉은 단풍으로
화려하게 소란을 피우던
가을도 저~만치
푸르던 초목도
생기가 돌던 희망도
계절 바뀜엔 어쩔 수 없나보다
바람이 불어도
햇살이 고와도
세상은 조용한 아침
옷깃 여미는 겨울의 문턱
십 일월도
마지막 날이다
월동준비에 시장 골목은
김장 배추가 산더미
집집마다 냉장고에 가득 싫고
숭숭 썰어 놓은 보쌈, 김치에
싱싱한 굴 한 점
막걸리 한잔 생각나는 날
열 두달 중
달랑 한 장 남은 십 이월이다
어찌 보내면
한 해를 잘 살았다고 말 할까
일기장에 기록하고
뒤 돌아 본다
한 달이 가고
한해가 지나면 새 봄 날 오듯
인생도 나이 한 살 보태고
새로운 각오가 엇 그제 같은데
한해가 훌쩍
인생 나이테를 줄 긋고 간다
1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