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靑雲. 丁德鉉
높은 구름을 뚤고
흩어진 햇살
아파트 정원에 선 나무들
가을이란 계절을
말없이 시린 바람으로 밀고
붉은 치마를 반 만큼
벗어 던진
바람에 눈물 떨구는 낙엽
차곡차곡 쌓이는 날
시월을 밀어내고 십 일월이다
아직 된 서리는 아니라도
옷을 벗는 나무들
빨간 산수유 열매가
만추의 계절을 즐기며
붉은 낙엽은 그리움을 떨군다
황금 들녘은 삭발을 하고
옷을 벗은지 오래
나뭇잎 사이로 얼굴 내민
빨간 홍시
아름다운 늦 가을 하늘 보며
빙그레 웃고 있다
저무는 가을 만추의 계절
며칠 지나다 보면
기을도 저만치 멀어지겠지!
18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