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靑雲. 丁德鉉
우리동네
중앙을 가로 지른 정왕대로
줄지어 선 가로수
온 종일 내연 속에
자동차 꽁무니만 처다보고
여름내 길 친구
우산이 되어주고
중앙선 휀스에 걸린
넝쿨 장미 꽃 친구되어
너스레만 떨더니
가을 바람 솔솔 불어오니
먼 산 해머리 닮아
울긋 불긋 얼굴에 멍이든다
봄빛에 초록 치마
여름 날 녹색 저고리
가을비에 젖은 바지 저고리
입술 연지 곱게 바르고
떠날 채비를 한다
며칠을 지나면
우수수 낙엽되어 떨어지겠지
스산한 바람에
서글퍼진 가로수 낙엽도
너를 닮은 우리네 인생이나
다를게 뭐 있겠냐
지는 낙엽도 저무는 인생도
한 세상 즐기며
잘,
살았노라고 말 할 수 있으리라
18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