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가는 구월
靑雲. 丁德鉉
팔월지나 구월오니
세상 색갈이 이구동성
가을이란 계절은
오곡이 여물어지니
마음도 풍년일세
구월이란 한 달 속에
들녘은 온통
황금 물결로 출렁이고
가지 끝 푸른 잎
바람으로 색을 붓질 한다
팔월 핀 해바라기 꽃
숨 거두어가고
미치광이 코스모스는
제 세상 만나
꽃 잔치에 호들갑이다
그 곁에 꼽사리 낀 백일홍
아직 청춘이라 의시 대고
밭 고랑 빨간 고추
가을 햇살 눈치를 보며
주인 손을 기다린다
구월이 가고나니
끼고 살던
선풍기 코드가 빠저있고
바깥 바람은
옷 소매가 길어진다
18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