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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가고나니

청운(靑雲) 2018. 9. 28. 17:14

 

 

 

 

 

 

 

 

 

 

 

저만치 가는 구월

 

靑雲. 丁德鉉

 

팔월지나 구월오니

세상 색갈이 이구동성

가을이란 계절은

오곡이 여물어지니

마음도 풍년일세

 

구월이란 한 달 속에

들녘은 온통

황금 물결로 출렁이고

가지 끝 푸른 잎

바람으로 색을 붓질 한다

 

팔월 핀 해바라기 꽃

숨 거두어가고

미치광이 코스모스는

제 세상 만나

꽃 잔치에 호들갑이다

 

그 곁에 꼽사리 낀 백일홍

아직 청춘이라 의시 대고

밭 고랑 빨간 고추

가을 햇살 눈치를 보며

주인 손을 기다린다

 

구월이 가고나니

끼고 살던

선풍기 코드가 빠저있고

바깥 바람은

옷 소매가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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