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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고목

청운(靑雲) 2024. 12. 21. 15:22


            靑雲. 丁德鉉

사당동 6번 출구에서
한참을 걷다보면 좌측 은행 건물
앞 마당에
훌훌 옷을 벗어던진 검은 고목나무
두 그루가 동짓날 정오 한 나절을
보내고 있다

을씨년 스럽게 덜덜 떨고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누가 그곳에 옮겨 심어 놓았을까?
날이면 날마다 자동차 내연에
숨쉬기도 어려운데 수많은 세월을
어찌 살았을까

오늘따라 유난히 애처러워 보이는
검은 고목 3월에 꽃을 피운 벚꽃나무다
나이는 몇살이나 되었을까?
허리는 굽고 아랫도리는 사지가 잘린채
흉터가 있고
사람이나 나무나 줄을 잘 서야 된다는데

가는사람 오는사람 눈치만 보고 살면서
1년이면 그저 며칠 걷가지에 핀
몆송이의 꽃 그것이 전부인데
누가 그곳에 옮겨심어 수 십년을~~
가끔 지나면서 보았지만
오늘은 유독 심상해 보인다
24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