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갈대꽃이 흔들리는 찬바람에
시린 계절
아직 지지 않은 붉은 단풍은 색이 바랜 채로
머물러 있고
주위에 머물고 있던 나목들은 옷을 벗은 채로 떨고 있다
보이지 않던 철새가 찾아왔다
햇병아리를 닮은
새끼 오리 몇 마리 와서 놀더니
어데서 살다 왔을까?
살이 통통한 청둥오리가 떼 지어
찾아왔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철새들이 이사를 온 모양이다
새들은 피부가 어찌 생겼기에
한 겨울 얼음 물속에서 지낼 수 있을까 궁금하다
몸통이야 털이 있으니 그렇다고 하지만
발은 시릴 텐데
사람과 동물들의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나에게는 의문의 숙제다
며칠사이 강추위로 호수가 절반은
얼어붙었다
한 낮 뿜어대던 분수대도 잠이 들고
나이테를 그리던 물결은 기체가 고체 얼음 바닥이다
24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