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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님들

청운(靑雲) 2024. 12. 7. 10:45


          靑雲. 丁德鉉

빨간 단풍잎은 아직도 떠나기 싫어
시린 가지를 붙들고 바람 마중 하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고우 님들 만나러 지하철을 탔다
모임장소는 중간 지점 영등포역

아직은 시들지 않은 색갈이 있는
붉은 단풍
사람 나이 황혼을 즐기는 중년
옛날 같으면 상투머리에 검은 갓을 쓰고
한 움큼 턱수염에
담뱃대를 입에 물고 놀 나이

카톡 한통이면 한자리 모일 수 있는 그런 사이
너, 나 할 것 없이 장소 구분 없이
시간 되는대로 모이자 한마디면
모여서 얼굴 보며
옛날 고향생각에 허물없이 만날 수 있는 선 후배 친구들이다

각자 하는 일 사는 곳은 다르지만
젊은 시절엔
만나기조차 힘 들었섰지만
지금이야 모든 일손 놓고 즐기는 황혼의 나이
만나면 서로의 건강을 체크하며
주고받는 술잔에 하루를 연다

세월이 가다 보니
이름이 지워진 몆 사람의 친구들이 있지만
따라가지 못한 세월의 뒤안길은 원망이나
탓할 수 없는 삶의 인생
건강한 삶으로
즐거운 인생을 이어갔으면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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