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벽에 걸린 달력을 바라보니
달랑 한 장
옷을 벗어던진 나무를 보니
가족을 잃고 흔들리는 낙엽 한 장
으스스한 찬바람은 쌀쌀한데
가을을 밀처버린 겨울의 문턱은
왠지 쓸쓸하기만 하다
진 겨울에도 없던 눈이 가을 끝자락에
많이도 내렸다
몇십 년을 자란 나뭇가지가 눈 무게에
넘어지고 찢어지고 부러지고
한 번 내린 눈으로 재난의 피해가
이만저만
아직도 지기 싫은 단풍잎은
얼굴빛을 내고 있지만 찬서리 안고 오는
북서풍은 옷깃을 여미고 얼굴을 감춘다
12월의 한
가을걷이에 일손이 멈춰진 아낙네는
겨울 준비에 김장 냉장고 가득 채워 놓고
앞마당 감나무 붉은 홍시 가득 채워놓고
군고구마에 커피 한 잔
찬 겨울이지만 마음은 따뜻하게 보내자
24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