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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울고 있네

청운(靑雲) 2024. 11. 16. 14:59


      靑雲. 丁德鉉

시간은 초침으로 쉬지 않고 돌아가는데
부는 바람은 멍든 잎을 데리고
집 없는 천사로
이산가족을 만들고
온 지도 모르게 찾아온 계절을 데리고 간다

헤어짐이 슬픔이 이산이
뭔지도 모른 가을을 데리고
지맘대로 놀아나면서 세월을 낚아간다
기쁨도 슬픔도 인내하지는 못하지만
가을은 속으로 울고 있다

돌아서는 길이 험난해도 이듬해 희망을 품고
묵묵히 살아온 세월이 원망만 할 순 없지만
지맘대로 하지 못한 아쉬움을
자연의 섭리로 따라야만 하는 계절

눈물 없는 울음소리는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소리를 들어보니 그 소리가
가을이 울고 있는 소리인가 보다
천천히 가도 되는 가을을
급한 겨울이 쫓아오고 있구나

떠날 때 떠나더라도
가을아 울지 말고 화려한 차림처럼 황혼을 마음껏 즐기면서
눈물 없는 울음소리로 슬프게 하지 말고
기쁜 마음으로 멋진 가을을 마음껏  즐기면서 울지 말고 가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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