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시간의 초침은 얼굴만 더듬고 있지만
세상을 짊어지고 가는 세월을 안고 간다
우리들 살아가는 세상 낮과 밤을 공전하며
쳇바퀴 돌리듯 돌아가는 세상
깊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초원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아름다운 강산을 만들어 주고
세상 어느 화가가 이토록 화려하고
정교한 색채로 그림을 그릴 수가 있을까?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말하지 않아도
그날 그 시간 일초의 여위도 없는
약속을
새싹을 푸른 잎으로 예쁜 꽃으로
씨앗을 맺어 열매까지
제모습 그대로 완숙이 될 때까지
어느 영리한 신이라고 해도
자연의 예술을 따를쏜가
우리 사람들 대학을 나오고 유학을 나와서
박사를 딴다고 해도
어느 누가 자연의 예술을 따를쏜가
아무리 재주가 실력이 좋다한들
푸른 나뭇잎 하나
붉은 단풍잎 하나 자연을 따를쏜가
잘난 척해 보지만
우리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예술을
따라다닐 수밖에는
241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