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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놀이

청운(靑雲) 2024. 11. 1. 21:30


       靑雲. 丁德鉉

시월이 담 넘어가는 마지막 날
설악산 주전골을 찾아왔다
풍경이 아름다운
기암 괴석에 매달린 단풍은
가을 햇살에 얼굴이 붉어졌다

돌멩이가 많은 수려한 계곡에는
청수 같은 맑은 물이
소리를 지르면서 흘러내리고
계절을 즐기러 찾아온 행락객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눈 둘 곳 없는 풍경에 와~~ 와~
함성이 터져 오른다
해마다 치러지는 행사지만
올 때마다 느낌이 다른 사색의 광장
주전골은 유명세를 탈만하다

흔들리는 푸른 가지에 붙은 여린 잎
어찌 저렇게도 예쁜 색을 입었을까?
하늘이 주신 자연은 신비롭기만 하다
곱게 물든 낙엽도 뒤안길을 속삭이는 황혼을 맞이한 듯싶다

성질 급한 놈은 벌써 땅바닥에 뒹굴고
살고 싶어 흔들리는 저 잎새는
생을 즐기며
떠날 준비를 하고 있나 보다
너나 나나 한 세상 왔다가 가는 건
마찬가지
즐기며 살고 가는 세상은 아름다울 수밖에
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