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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

청운(靑雲) 2024. 10. 3. 21:55


        靑雲. 丁德鉉

시월이 물들어 가는  호조벌
시흥 갯골공원을 늦은 시간에 찾아왔다
오는 길에 차가 막혀 무슨 일인가 했는데
징검다리 휴식을 취하는 시민들로
공원은 만원이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순간
해는 서쪽으로 기울고 은빛물결
의 억새는 꽃바람을 불고
갈대밭을 지나 등 넘어 개울을 건너
멀리 아파트 지붕을 넘어 건너오는
붉은 노을

아침에 앞산 등을 지고 붉게 떠오른 태양
오늘은 서산 중턱에서 황혼의 노을 속에는
얼굴에 빛이 난다
노을은 사람의 감성을 리미컬 하게
가슴을 움켜쥔다

노을이 물들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오늘처럼 고운 빛으로 갯골 우둠지에
얼굴을 담고 펼쳐지는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색의 명품 흔적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갈대밭 숲진 갯골에 담긴 물
청둥오리 가족들이
황혼의 물빛 속에서 저녁 숙제를 하느라
동분 서분 분주한 타이밍이다
기울기가 아쉬운 햇살은
노을 속으로 얼굴을 감춘다
24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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