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 정덕현
숲 속에 흔들리는 바람도
깊은 산 골짜기 흐르는 물도
계절을 거스르지 못한
지칠 줄 모르는 삼복더위는
칠월 한 복판에서 머뭇거린다
살고 싶어 태어 난 식물이지만
이 넓은 세상에
그리도 설 자리가 없었을까?
수 십 년 바윗돌을 감싸고 자란
쪽동백나무 살고 싶은 가슴이 짠하다
신기하리 만큼 생물이 바위를 끌어안고
한 몸이 되다니
갈라진 돌 틈새에서 자란 민들레
머리를 늘어트려
살고 싶어 자라고 있는 식물들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야 있겠지만
우리 사람들의 세상이나
세상 만물이 살아가는 방식도 여러 가지
그냥 보고서 지나가기가 아슬해
이렇게 시라도 한 수 지어주어야겠다
말을 할 수 없으니 대화는 어렵고
삶의 위로라도
마음을 전해본다
사는 날이 얼마가 될 줄은 모르겠으나
숲 속 맑은 공기 속에서 영생을 누렸으면
한다
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