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붉은 장미꽃 지고 나니 장마철
하얀 빨강 접시꽃 피고 나니
유월이 유월이 지네
세월이 꽃을 데리고 와 놀다 보니
계절이 가고 세월이 가네
보라색 꽃 진 오동이 여물고
산 새 이세들이 날개 짖 하니
한해도 절반을 넘고 칠 월 이 가네
들죽 날 죽 쏟아지는 빗줄기는
여름을 지나가는 만월이다
밭두렁 호박 웃음꽃 피어나고
하얀 꽃 떨어진 파란 고추가
주렁주렁
성가시게 쫓아오는 지심(잡초)
꼽사리 끼고 귀찮게 하네
유월은 한 해의 반
夏至가 지나고 기다리는 冬至
길었던 해는 짧아지고 뒤 돌아 선
멀어진 유월 며칠 지나다 보니
칠월도 팔월도 뒤돌아서겠지
24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