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정덕현
인생은 흘러가는 것
저 시냇물처럼 흘러가는 것
나도 저 물처럼 흘러가리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치면
비켜서 흐르고
조약돌 만나면 밀려도 가고
둔덕을 만나면 쉬었다 가리
길이 급하다고
서둘지 않으리
놀기가 좋다고
머물지도 않으리
흐르는 저 물처럼
앞섰다고
교만하지 않고
지쳤다고 절망하지 않으리
저 건너 나무들이
유혹하더라도
나에게 주어진 길 따라서
노래 부르며 내 길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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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훔친 도둑
靑雲. 정덕현
산, 들 나무가 좋아 바람이 좋아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세상천지가 반겨주는 내가 서 있는 곳
그 속에는
온갖 만물이 살고 있다
희망이 있고
생명이 있고
행복이 있고
사계절이 있다
나는 그 계절을 훔치러 오늘도
밖으로 나왔다
눈앞에 꽃이 있고 나무가 잎을 피우며
희망을 노래한다
길을 가다가 발길 멈춘다
검은 고목에서 싹이 트고
예쁘고 하얀 풀잎 같은 꽃을 피우고 있다
그냥 돌아설 수가 없다
꽃을 피우는 고목나무를 보고
그냥 돌아설 수가 없다
꽃잎 하나라도
시 한수라도 훔치고 돌아서야지
나는 오늘
자연을 도둑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