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바다 건너 먼 산 해가 기울면
내려앉은 어둠 뚫고 피어나는 꽃
전신주에 링거병을 달고
일제히 기상나팔을 분다
온종일 시간만 기다리다
할 일만 찾아가는 가로등 불빛
어둠을 뚫고 세상을 밝힌
조용한 밤길에 감성이 피어나는 곳
바닷바람은 한낮 더위를 식혀주고
그리운 바람을 맞으며 걸어보는 길
시원한 바람보다는 느낌이 시려오는 초저녁
길을 걷는 이방인 환희에 젖는다
그렇게 하루가 저물고
내일을 기다리는 밤
저녁 밥상을 놓고 나선 산책 길
황홀함에 젖은 하루의 행복을 노적으로
쌓으며 기다리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