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雲. 丁德鉉
옛날 시골 고향집에 살았을 땐
뒷마당에 2층 집을 지어놓고
암, 수 닭 몆 마리는 누구라도 키웠을 것이다
시계가 귀했던 시절 새벽잠 깨워주고
한 낮 정오가 되면 어김없는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영특한 짐승이 바로 닭이다
아침저녁 한 줌 모이로 허기를 메우고
네 발가락 땅을 뒤처 먹이를 온종일 찾아
먹는다
사람하고 제일 친숙하며 가까운 가축 기르기가 쉬운 짐승이다
이따금 집에 반가운 손님이 오시면 순서를
가르지 않고 목숨을 내어놓은 제물이
되기도 한다
지금이야 시장에 가면 숨이 멎은 채로 좌판에서 찾는 손님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략
닭의 생환을 구경조차 하기 힘든 세상
손님을 반기며 재롱부리는 수탉을
보탑사에서 만났다
얼굴이 튼실하게 잘생긴
수탉 한 마리 카메라에 담아본다
닭은 매일 알을 낳아서
우리들의 식탁을 살찌우고 건강 밥상을 만든
사람과 제일 친숙한 고마운 동물이다
240601